[100611 매일경제] 터키 총리, `이슬람권 영웅' 급부상

가자 구호선, 유엔 이란제재 등에 서방과 '딴 목소리'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총리가 최근 아랍국가 정상들의 찬사를 한몸에 받으면서 한때 세계를 주름잡았던 오스만제국의 후손으로서 자존심을 한껏 세우고 있다. 에르도안 총리가 일약 `이슬람권의 영웅'으로 부상한 것은 이스라엘군(軍)의 가자 구호선 공격과 유엔의 이란 제재 등에 대해 국제사회의 여론을 주도하는 미국 등 서방세계와는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기 때문.
우선 그는 이스라엘 특공대의 가자 구호선 공격 직후 비난 대열의 선봉에 나서 이슬람 지도자들로부터 영웅 대접을 받고 있다.

그는 8일 이스탄불에서 열린 터키-아랍 경제포럼에서도 "9명이 살해당한 이번 사태에 대해 우리가 과연 침묵을 지켜야 하느냐"면서 "공해상에서 벌어진 이런 강도질(banditry)을 좌시할 수 없다"며 목청을 높였다.

이에 아므르 무사 아랍리그 사무총장도 이스라엘을 겨냥해 지속적인 잔혹행위와 공격을 통해 인권과 국제법을 침해하고 있다고 비난한 뒤 이스라엘에 대항하고 있는 터키를 치켜세웠다.

이날 터키와 20개 아랍국가들은 이번 사태와 관련, 깊은 우려를 표시하는 동시에 이스라엘의 행위를 비난하는 내용의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이슬람권에서 에르도안 총리의 인기는 이란의 핵 프로그램과 관련한 유엔의 추가 제재에 반대 입장을 표명하면서 더 높아지는 분위기다.

그는 최근 브라질과 함께 이란의 농축 우라늄 해외반출 합의를 이끌어내 미국을 당혹케 한 바 있다.

에르도안 총리는 그러나 서방에서 벗어나 `동진(東進)'하는 게 아니냐는 일각의 관측에 대해서는 유럽연합(EU) 가입 의지를 재차 확인했다.

그는 특히 터키의 가입을 반대하는 프랑스와 독일 등을 염두에 둔 듯 "이들은 우리의 가입 의지를 꺾으려 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이런 은밀한 어젠다를 파악하고 있으며, 그럼에도 우리는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터키는 이번 경제포럼에서 시리아, 요르단 등 아랍국가들과 자유무역지대를 창설하자는 데 뜻을 모았으나 이것이 EU의 대안은 아니라는 점을 확실히 했다.

아흐메트 다부토글루 외무장관은 "터키는 여전히 EU 가입을 원하고 있다"며 "그러나 EU 창설의 꿈이 존재하기 이전에 이 지역에서는 긴밀한 무역관계가 있었다"며 중동과의 관계를 강조했다.

터키는 이스라엘의 가자 봉쇄 완화 조치에 대해서도 충분하지 않다며 압박을 가하고 있으며, 앞서 아시아 국가들과 가진 정상회의에서도 이스라엘에 대해 핵무기비확산조약(NPT) 가입과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 수용 등을 촉구하는 등 중동국가들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고 있다.

터키의 이 같은 `친(親) 중동' 정책은 통상과도 무관치 않아 보인다. 실제 에드로안 총리는 최근 5년간 중동, 북아프리카 국가들의 국내 직접투자액이 80억달러에 달해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humane@yna.co.kr
(이스탄불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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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게재일자 : 2010.06.11 16:3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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