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514 한국경제] 이슬람 금융으로 국내기업 첫 자금 조달 성공…동화홀딩스 2400만弗

국내 기업이 이슬람금융 방식으로 자금을 조달한 사례가 처음으로 나왔다. 해외 현지법인을 통한 것으로 이슬람채권(수쿠크 · Sukuk)이 아닌 론(Loan)에 가까운 방식이지만 무이자 이슬람 금융기법의 하나인 무라바하(Murabaha) 형식을 그대로 따랐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동화홀딩스의 말레이시아 소재 계열사인 동화GH인터내셔널은 지난달 현지에서 무라바하 파이낸스 방식으로 '리보+300bp(3%)'의 금리에 2400만달러를 현지 금융회사들로부터 조달했다. 모회사인 동화홀딩스가 채무보증을 했으며 하나 · 외환 · 우리은행이 신용을 보강했다. 국내에선 하나대투증권이 자문을 담당했고 법무자문은 태평양이 맡았다.

무라바하는 채권자가 채무자에게 직접 돈을 빌려주는 게 아니라 상품이나 기계를 채권자가 사전에 구입한 뒤 이를 구매원가에다 이윤을 덧붙인 가격으로 채무자에게 파는 형태의 금융거래다. 이슬람계 금융기관에서 보편적으로 사용하는 방식이다. 이번 자금조달은 이 같은 금융구조를 채권이나 수익증권으로 유가증권화한 수쿠크를 발행한 것은 아니지만 이슬람 현지 금융기법을 그대로 따르며 차입한 첫 사례로 파악된다.

동화홀딩스 관계자는 "국내 자금조달을 검토했다가 비용을 따져보고 현지 이슬람금융 방식을 선택하기로 했다"며 "말레이시아에서 직접 자금을 조달하는 것이 계열사의 현지화에 중요하다는 측면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금융위기 직후 이슬람금융은 국내 기업들의 새로운 자금조달원으로 큰 주목을 받아왔다. '오일머니'로 대표되는 이슬람금융은 이자를 금지하는 이슬람 율법(샤리아 · Sharia)에 따라 상품 등 실물자산거래를 개입시키는 방식으로 이뤄지며 기법에 따라 무라바하 이자라 무다라바 무샤라카 등으로 나뉜다. 특히 이슬람금융을 채권화시킨 수쿠크는 지난해 누적 발행잔량이 1000억달러를 돌파할 정도로 급성장하고 있다.

정부도 국내 기업들의 수쿠크 발행을 지원하기 위해 지난해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지만 종교적인 이유 등으로 통과되지 않고 있다. 이로 인해 국내에서 기업들이 수쿠크를 발행하는 것은 구조적으로 불가능한 상태다. 심재만 삼성증권 채권인수부 이사는 "국회 법안 통과가 미뤄지고 있는 데다 경기가 풀려 국내에서 자금 조달이 굉장히 잘 되고 있어 수쿠크에 대한 관심이 덜해진 상황에서 이슬람금융 방식으로 자금조달이 이뤄졌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지금은 이슬람금융의 금리 경쟁력이 떨어지지만 증권사들은 이슬람금융에 대한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김세영 한국투자증권 이슬람금융팀 과장은 "이슬람권 현지 금리가 너무 높았지만 최근 한국물 글로벌 금리 대비 스프레드가 많이 줄어들어 이슬람금융 여건이 개선되고 있다"며 "국회에서 법안이 통과되면 수쿠크에 대한 관심이 다시 높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조진형 기자 u2@hankyung.com
기사게재일자 : 2010-05-14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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