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311 한겨레] 미 '자생적 테러리스트' 출현에 화들짝


“무슬림 돕고 싶다…필요하면 순교”
중년 여성 ‘지하드 제인’ 스웨덴 만화가 암살시도 가담
















» 테러음모 혐의로 기소된 콜린 라로즈(46).




‘미국서 나고 자란 평범한 백인 여성’의 이슬람 테러리스트 변신.
 미국 테러당국이 우려해온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로 나타났다. 미국 펜실베이니아주의 연방검찰은 지난 9일 필라델피아에 사는 콜린 라로즈(46)라는 금발의 중년여성을 테러음모 혐의로 기소한 사실을 공개했다고 <에이피>(AP) 등 미국 언론들이 일제히 보도했다.

 미국 검찰에 따르면, 라로즈는 낮에는 남자친구가 일을 나간 동안 그의 아버지를 돌보았으나, 밤에는 ‘지하드 제인’ 또는 ‘파티마 라로즈’라는 온라인 이름으로 인터넷을 통해 이슬람 무장요원을 모집하고 자금을 마련하는 활동을 해오다 지난해 10월 미 연방수사국(FBI)에 체포됐다. 라로즈는 특히 지난해 3월 신원미상의 유럽 및 남아시아 지역 이메일 교신자들로부터 라르스 빌크스를 살해하라는 지령을 받아들였으며 “필요하다면 순교자가 되겠다”는 각오까지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지하드 제인’이란 가명은 미국 여군의 활약상을 그린 영화 <지아이(GI) 제인>에 이슬람 성전을 뜻하는 ‘지하드’를 붙인 것이다. 또 ‘파티마’는 이슬람을 창시한 예언자 무함마드의 딸 이름이다.

 미 당국은 지금까지 라로즈 사건을 비밀에 부치고 있다가, 예언자 무함마드를 모욕한 그림을 그린 스웨덴 만화가 빌크스를 살해하려던 테러 용의자 7명이 9일 아일랜드에서 체포되자 기소 사실을 공개했다. 영국 일간 <벨파스트 텔래그래프>는 11일 “라로즈가 지난해 9월 아일랜드에 2주간 머물렀으며, 이 때 이번에 체포된 7명 중 주범인 알제리인과 정기적으로 만났다”고 보도했다. 

 라로즈는 2005년 지금의 남자친구 커트 고먼을 만나 함께 살면서 인터넷 소통에 빠져들었다고 한다. 라로즈의 운명은 2008년 6월 유튜브(인터넷 동영상 공유사이트)에 “고통받는 무슬림을 위해 뭔가 도울 수 있는 일을 하기를 간절히 바란다”는 글을 올린 뒤 예상치 못한 쪽으로 흐르기 시작했으나 주변에선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 고먼은 “라로즈는 마음씨가 고운 사람이며 대부분의 시간을 집에서 보냈다”며 “그가 지난해 8월 갑자기 집에서 나가기 전까지 단 한번도 무슬림에 대한 동정심을 내비치거나 종교행사에 참석한 적이 없었다”며 당혹감을 보였다.

 미국 <에이비시>(abc) 방송은 “이번 사건이 ‘자생적 테러리즘’이라는 새롭고 위험한 경향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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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게재 일자 2010-0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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