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203 문화일보] 부인 부르카 착용 강요 모로코 남성 시민권 거부… 佛 끓는 '베일 금지 논란'



“남녀 평등 위배” vs “종교적 관점서 이해” 갈등 확산



프랑스에서 이슬람 여성들의 베일 착용 금지가 초읽기에 들어간 가운데, 부인에게 베일 착용을 강요한 무슬림 남성의 시민권 신청이 거부됐다. 최근 프랑스 법무부가 부인에 베일을 강요하는 남편들에게도 시민권 부여를 하지 말아야 한다고 제안한 이후 나온 첫 거부 사례로 부르카, 니캅 착용 금지 파장은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에릭 베송 프랑스 이민 담당 장관은 2일 성명을 통해 “프랑스 국적 여성과 결혼한 모로코 출신 남성이 시민권 심사에서 부인에게 니캅(눈을 제외한 얼굴과 전신을 가린 검은 베일)을 쓰지 않을 경우 외부 출입의 자유를 제한해 온 사실이 밝혀졌다”며 “이는 남녀 평등과 세속주의 원칙에 위배되는 것으로 프랑스가 추구하는 가치와 양립될 수 없다”고 말했다.

프랑스 신문 르 피가로가 법원으로부터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이름이 공개되지 않은 이 모로코 남성은 평소 여성과 악수를 거부하거나, 집 안에서 아들 딸들을 한 공간에 함께 있지 못하게 하는 등 평소 여성 차별적 태도를 취해 왔다. 법원은 판결문에서 “생활 방식은 종교적 가르침이라는 관점에서는 정당화될 수 있으나, 프랑스가 추구하는 양성 평등의 관점에서는 공존할 수 없다”고 거부 사유를 밝혔다.

프랑스는 지난 2008년 모로코 출신 여성의 시민권 신청을 베일 착용과 급진적 이슬람 성향을 이유로 들어 거부한 적이 있다.

이번 시민권 발급 거부 사건은 부르카 착용 금지 논란과 관련해 프랑스 정부의 입장을 분명히 나타내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프랑스 의회 부르카 조사위원회는 지난달 말 무슬림 여성들이 공공장소에서 전신을 가리는 베일을 착용하지 못하도록 규제할 것을 촉구하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프랑스 집권 여당 대중운동연합(UMP)은 조만간 프랑스 의회에 금지 법안을 제출해 올해 안에 시행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부르카 착용 금지를 국가 정체성 차원이 아닌 종교적 관점에서 이해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 갈등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프랑스 가톨릭교회 연합회는 “프랑스는 이슬람 국가들이 자국 내 소수인 가톨릭 신자들에게 해주길 바라는 것처럼 프랑스 내 무슬림들의 권리를 존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심은정기자 fearless@munhwa.com



기사 게재 일자 2010-02-03 14:05



협력기관

협력기관

KWMA

협력기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