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202 매일경제] 佛 '이슬라모포비아' 확산 조짐


무슬림 비난 낙서 등장..가톨릭계 '베일금지' 반대



이슬람 여성들의 베일 착용금지를 눈 앞에 두고 있는 프랑스에서 반(反) 이슬람 정서가 점차 확산되고 있다. 지난 주말에는 북부 크레피-앙-발루아에 있는 한 모스크의 외벽에서 스프레이 페인트로 무슬림을 비난하는 내용의 낙서가 발견돼 경찰이 조사에 나섰다.
이 모스크의 벽에는 '무슬림은 유럽을 떠나라' '프랑스는 프랑스인들의 나라다' 등의 구호가 적혀 있었다.

프랑스 남부 카스트르에서도 지난달 말 모스크의 외벽에 무슬림들을 비난하는 비슷한 내용의 낙서가 등장했다.

무슬림을 비난하는 이런 낙서는 프랑스 의회의 부르카 조사위원회가 지난달 말 무슬림 여성들이 공공장소에서 베일을 착용하지 못하도록 규제할 것을 촉구하는 내용의 보고서를 공개한 뒤에 등장한 것이다.

의회 조사위는 지난 6개월 동안 사회 각계의 의견을 수렴한 뒤 학교, 병원, 대중교통시설, 우체국 등 공공건물에서 얼굴을 가리는 베일 착용을 금지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처럼 모스크 외벽이 낙서로 얼룩지는 사건이 발생한 뒤 프랑스 내의 무슬림 지도자들은 즉각 반 이슬람 정서가 확산될 것을 우려하고 나섰다.

프랑스 무슬림 신앙위원회는 1일 프랑스 당국에 이 같은 혐오스런 신성모독 행위가 재발하지 않도록 단호한 조치를 취하라고 촉구했다.

이 위원회는 또 프랑스에서 이슬라모포비아(이슬람 혐오증)의 확산 실태를 의회 차원에서 조사할 것을 요구했다.

이와 별도로 가톨릭 교계도 특별 성명을 내고 무슬림 여성들의 부르카 착용 금지 조치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성명은 "무슬림이 다수인 이슬람 국가에서 소수의 기독교도의 권리가 존중 받으려면 프랑스도 소수 무슬림들의 권리를 존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프랑스 가톨릭 교단의 종교 간 대화 기구 책임자인 미셸 상티에 주교는 프랑스에서 이슬람식 베일을 착용하는 여성은 극소수라면서 이런 상황에서 이슬람식 베일 착용 금지 법안이 통과되면 오히려 베일을 착용하는 여성들이 늘어나는 반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mingjoe@yna.co.kr
(파리=연합뉴스) 이명조 특파원



기사 게재 일자 2010-0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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