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91221 조선일보] 이란 개혁파 몬타제리 사망… 긴장 고조 중동최신뉴스


지지자 수천명 몰려… 정부 중무장 경찰 배치












▲ 고위 성직자 그랜드 아야톨라 호세인 알리 몬타제리(Montazeri·87)


1979년의 이란 이슬람 혁명을 이끈 주역이면서도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현 대통령이 이끄는 이란 정부를 독재 정권으로 비판해온 고위 성직자 그랜드 아야톨라 호세인 알리 몬타제리(Montazeri·87)가 20일 사망했다. 이에 반정부 세력들이 추도 명목으로 결집하는 등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이란 관영 IRNA 통신은 이날 "몬타제리가 자택에서 숨졌다"고 보도했다. 이 통신은 그러나 이란 이슬람 시아파의 최고 성직자를 뜻하는 '그랜드 아야톨라'라는 직함은 언급하지 않았다. 사인(死因)은 지병인 천식과 동맥경화증으로 추정된다.

영국 BBC 방송은 이란의 개혁파 웹사이트들을 인용, 이란 각지에서 수천 명의 지지자들이 몬타제리의 장례식에 참석하기 위해 수도 테헤란 남쪽 콤(Qom)으로 떠났다고 보도했다. 테헤란의 광장에도 지지자들이 모여들고 있으며, 테헤란의 대학생들은 그의 타계 소식을 접하자마자 애도에 들어갔다고 사이트들은 전했다. AP통신도 "반정부 성향의 아야톨라(시아파 고위 성직자)들이 몬타제리의 자택으로 모여들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런 애도의 물결이 반정부 시위로 번지지 않을까 우려하는 이란 정부는 콤 지역에 이미 중무장한 전투경찰을 배치했다.

몬타제리는 "종교 지도자가 정부 위에 있어야 한다"는 이슬람 신정(神政)주의의 기초를 닦은 인물. 한때 초대 최고 지도자인 아야톨라 호메이니(Khomeini)의 후계자로도 거론됐었다. 하지만 1988년 이슬람 예언자 무하마드를 조롱하는 '악마의 시'를 발표한 영국인 살만 루시디(Rushdie)를 살해하라는 호메이니의 지시를 거부하는 등 호메이니의 강경노선을 비판하다 실각(失脚)했다. 이후 최고지도자 자리에 오른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Khamenei)의 자격 문제를 거론했다가 가택연금에 처해지기도 했다. 가택연금에서 풀려난 뒤에도 아마디네자드에 맞서는 개혁파의 정신적 지도자 역할을 해 왔다. 몬타제리는 오는 21일 콤에 있는 마수메흐 묘역에 안장될 예정이며, 이란 당국은 외국 언론매체의 장례식 취재를 금지했다고 BBC 방송이 보도했다.

한편 이란 사법당국은 19일 지난 6월 대선 후 반정부 시위로 구금된 재소자 3명이 교도관들의 구타로 사망한 사실을 처음으로 인정했다. 이란 ISNA통신은 이날 "이란 군검찰은 이날 재소자 3명을 때려 숨지게 한 혐의로 카리작구치소에 근무했던 교도관 3명을 군사법원에 기소했다"고 보도했다. 그동안 이란 정부는 카리작구치소에서 의문사한 재소자들이 뇌수막염 등으로 사망했을 뿐이지 교도관들의 고문이나 가혹행위로 숨진 것은 아니라고 주장해왔다.


이혜운 기자 liety@chosun.com



기사 게재 일자 2009-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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