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91130 연합뉴스] 유럽인 '이슬람 견제 심리' 확산되나 중동최신뉴스






















△스위스 이슬람 첨탑 건설 금지안 통과
(제네바=연합뉴스) 맹찬형 특파원 = 스위스 국내에서 이슬람 사원의 상징적 건축물인 첨탑(MInaret)의 건설을 포괄적으로 금지하는 조항을 헌법에 삽입하자는 안건이 29일 국민투표에서 당초 예상을 깨고 약 57%의 득표로 가결됐다. 사진은 제네바 유엔본부 담장에 설치된 국민투표 홍보물로서, 왼쪽은 첨탑 건설 금지안을 주도한 우파의 벽보로 '첨탑 건설 금지 찬성'이라고 적혀있고, 오른쪽은 이에 반대하는 좌파의 홍보물로서 `새로운 종교전쟁은 안된다'는 글귀가 쓰여있다. 2009.11.30
mangels@yna.co.kr


(제네바=연합뉴스) 맹찬형 특파원 = 29일 실시된 국민투표에서 이슬람 세력의 확산에 대한 스위스 국민들의 견제 심리가 확인됨에 따라, 앞으로 이 같은 현상이 오스트리아 등 다른 나라들로 확산될 가능성이 커지게 됐다.

이날 투표에서 유권자의 57.5%가 이슬람 사원(모스크)의 상징적 건축물인 첨탑(Minaret) 건설을 금지한다는 데 찬성표를 던졌다. 이에 따라 스위스 헌법에는 첨탑 건설 금지 조항이 삽입되게 됐다.

최근까지 실시된 모든 여론조사에서 첨탑 건설 금지안에 반대한다는 의견이 우세했기 때문에 이날 개표 직후 스위스 정계와 현지 언론들은 "놀라운 결과"라는 반응을 보였다.

모스크의 일부인 첨탑은 하루 다섯 차례 예배 시각을 알리는 뾰족탑으로, '등대'라는 뜻에서 유래했으며 광탑(光塔)으로도 불린다.

◇우파의 완승 = 이번 국민투표에 붙여진 2개의 안건에서 우파는 모두 승리했다.

우파가 제안한 이슬람사원 첨탑 금지안은 가결됐고, 좌파가 발의한 해외 무기수출 금지안은 압도적 다수의 반대로 부결됐기 때문이다.

직접민주주의가 발달한 스위스에서는 유권자 10만 명 이상의 서명을 받으면 안건을 국민투표에 붙일 수 있다.

스위스 최대 정당이자 우파인 스위스국민당(SVP)은 다른 보수정당들과 합세해 지난해 7월 11만5천명이 서명한 첨탑 건설 금지 청원을 의회에 제출해 이 문제를 국민투표로까지 끌고 갔고, 결국 표결에서 승리했다.

반대로 좌파인 사회민주당과 녹색당은 영세중립국인 스위스가 해외에 무기를 판매하는 것은 모순이라며 무기수출 금지안을 냈지만, 68.2%가 반대했다.

무기수출이 금지되면 770억 달러의 수출액(2008년 기준)과 5천100개에 달하는 일자리를 잃게 된다는 정부와 우파의 주장이 다시 한번 먹혀든 결과다.

◇이슬람 견제 심리 표면화 = 이날 투표 결과는 이슬람 세력의 영향력 확대를 막아야 한다는 우파의 주장에 동의하는 스위스인들이 늘고 있음을 실증적으로 보여줬다.

스위스국민당은 "첨탑은 단순히 종교적 상징이 아니라 이슬람 세력의 힘과 정치적 영향력에 대한 과시"라고 주장해왔고, 11월 들어 우파의 소행으로 추정되는 이슬람 사원에 대한 페인트 및 돌멩이 투척, 확성기를 이용한 모욕행위가 3차례나 있었다.

유엔 인권위원회와 앰네스티와 같은 국제인권단체들이 첨탑 건설 금지는 종교적 자유와 평등에 대한 침해라고 여러차례 경고했지만 스위스 유권자들은 이런 경고에 그다지 귀를 기울이지 않았다.

첨탑 금지안에 반대해온 에벨리네 비드머-슐룸프 법무장관도 "연방정부는 첨탑 건설 금지가 이슬람 극단주의에 대응하는 적절한 방법이 아니라는 입장"이라면서도 "이번 국민투표 결과는 이슬람 근본주의적 경향에 대한 국민들의 두려움을 반영한 것으로, 이 같은 우려는 진지하게 받아들여져야 한다"고 말했다.

연방정부는 "이번 투표결과가 이슬람 공동체와 종교, 문화에 대한 거부는 아니다"고 강조했지만, 스위스 내에 거주하는 이슬람 사회는 깊은 실망감을 나타냈다.

스위스 이슬람협력기구 파르하드 아프샤르 회장은 AFP에 "우리가 아프게 생각하는 것은 첨탑 금지가 아니라, 이번 투표를 통해 나타난 상징"이라며 "이슬람 신자들은 자신들이 종교적 공동체로서 (스위스에서) 받아들여지 않았다고 느끼고 있다"고 밝혔다.

◇오스트리아도 같은 논란 = 스위스 인접국인 오스트리아에서도 비슷한 일이 진행 중이다.

이슬람 인구가 전체의 약 5%에 달하는 오스트리아에서 자유당과 오스트리아미래동맹을 비롯한 우파 정당들은 오스트리아 헌법에 첨탑 건설을 금지하는 조항을 삽입하자는 주장을 하고 있다.

이들의 주장도 스위스의 우파정당들과 마찬가지로 이슬람의 힘을 상징하는 첨탑이 `기독교의 땅'인 유럽에서 우후죽순처럼 늘어나는 것을 막아야 한다는 것이다.

아직 오스트리아의 9개 주 가운데 입법화 움직임이 가시화된 곳은 없으나, 이번 스위스 국민투표의 결과에 고무된 오스트리아 우파 정당들이 이 문제를 본격적으로 이슈화할 가능성이 커졌다.


mangels@yna.co.kr



기사 게재 일자 2009-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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