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 문화의 특징 5, 억압된 음악과 춤
의외로 중요한 부분인데, 중동지역을 순회하다보면 참으로 아름다운 음악을 자주 접하게 된다. 악보로 옮기기에도 쉽지 않은 그들만의 노래를 서구에서 만들어진 악기를 적절히 접목하여 연주하고 부르는 그들의 음악소리는 먼 나라에서 온 필자 같은 나그네의 발걸음을 붙들기에 충분히 매력적이다.
그러나 이 음악은 대부분 소위 '언더그라운드' 뮤직이다. 지금도 사우디 아라비아에서는 흥겨운 음악 프로그램이 신성하지 못하다 하여 전혀 방송되지 않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젊은이들 사이에서는 발전한 형태의 아라비아 음악이 인기를 끌고 있고, 중동에서 최신곡을 많이 만들어 유행시키는 것은 비교적 자유스러운 분위기의 요르단과 레바논의 음악인들이다.
얼마 전 요르단을 방문했을 때 TV에서 마침 "요르단의 조용필" 쯤으로 비교할 수 있는 젊은 남성 가수의 음악을 접할 기회가 있었다. 스쳐 지나간 이름 까지는 기억하지 못해 안타깝지만, 단조 음률의 단순한 구성이 제법 멋지게 들렸다. 서양 악기의 대명사인 바이올린과 첼로 등을 동원하여 아라비아 반도 특유의 현악기와 멋지게 어울리는 연주를 들을 수 있었다. 하지만 이것도 요르단이기에 가능하다. 다른 이슬람 근본주의자들이나 와하비즘으로 통치하는 사우디 아라비아 등에서는 악기 연주 자체가 금지된 곳도 있다. 정말 답답한 상황이라고 볼 수 있는데, 사실 아라비아 사람들은 정말 음악과 춤을 즐기고 우렁찬 목소리로 읊어 내려가는 '서사시'를 즐겨 들으며 서사시를 암송하는 음유시인이 좋은 대접을 받는 소위 '詩문화가 꽃피는' 지역이었다. 이슬람의 창시자 선지자 무함마드 본인과 그 주변인물 중에 상당수가 서사시 암송에 일가견이 있는 상황에서 무함마드 역시 시문화 암송의 영향을 매우 구체적으로 받았다는 기록을 발견할 수 있다.
그렇다면 그토록 시문화를 사랑했고 즐겼던 무함마드 이후로 어찌하여 음악과 춤 등 창성했던 문화가 시들어졌을까? 그것은 역시 중앙집권적인 권력을 휘두르며 모든 삶의 요소를 통제하려 든 와하비-코트브즘의 역할이 지대하다고 할 것이다. 음악과 춤은 온전한 이슬람의 실현에 방해가 될 뿐인 사적인 즐거움이기 때문에 이슬람 근본주의의 맹렬한 비난의 대상이 되어 쇠락했다고 보는 것이 맞다.
언젠가 때가 되어 이슬람을 믿는 무슬림들의 마음과 생각이 깨어나면 다시 화려했던 문화를 되찾으리라 확신한다. 아직도 베두윈을 비롯한 이슬람 지역에 거주하는 사람들의 핏줄에는 도도한 아랍문화의 피가 흐르고 있다. 억지로 통제하고 종교의 이름으로 강제한다고 해서 그러한 전통이 쉽게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그 날이 오면 그들의 잠자던 음악과 춤에 대한 열정이 하나님께 올려드리는 찬양과 율동이 되어 크게 영광을 돌릴 것이라 믿어마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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